책소개
베트남전쟁이 남긴 상처를 치유하는 일은 우리사회의 역사적 매듭을 풀어내는 중요한 기회이다. 《빈딘성으로 가는 길》은 참전군인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국가가 주도한 기억의 왜곡과 강요된 망각, 과도한 국가주의, 인간 경시 풍조, 사회정의의 부재를 드러낸다. 대한민국의 파병은 대체 누구를 돕기 위함이었나? 베트남전쟁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한국에서는 전쟁 특수만을 강조할 뿐, 베트남 사람들의 고통은 안중에 두지 않았고, 파월장병 또한 어느 곳에서도 주역으로 평가받지 못했고, 피해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럼에도 베트남에서 돌아온 김 상사는 어쩌다 태극기를 들었을까? 특히 이 책은 사과하고 용서받는다는 것이 어떠한 의미인지를 윤리학적인 차원과 역사적 사례를 교차해 설명하면서 피해자이자 가해자인 파월장병들의 역사적 위치를 자각하게 해준다. 과거를 연구하는 역사가의 입장에서 가해와 피해의 이분법으로 환원될 수 없는 진실의 다면성을 사려 깊은 시선으로 고루 담아내는 이 책은 여전히 과거를 살고 있는 전쟁시대의 우리 아버지들과 베트남전쟁을 현재의 사건으로 여기지 못하는 새로운 세대를 잇는 새로운 역사 인식의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부산교육대 사회교육과 교수이자,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20세기 전쟁기념의 비교문화사’ 연구팀 연구책임자이다. 1966년 서울에서 출생하여 고려대 사학과 및 대학원 졸업하고, 독일 베를린 훔볼트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공 영역은 독일 현대 사학사 및 문화사, 역사이론 등이다. 역사적 시간성, 기억과 미적 재현, 트라우마와 인권, 도시공간의 시각적 구성 문제를 탐구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서독 사회사 연구의 기원』, 『보수혁명, 독일 지식인들이 허무주의적 이상』, 『박물관의 탄생』, 『역사가 기억을 말하다』, 『삶은 계속되어야 한다: 원폭 2세 환우 김형률 평전』 등이 있고, 논문으로는 저서로는 「전후의 근대상. 근대성 비판과 학문적 혁신의 긴장관계를 통해서 본 서독구조사Das Bild der Moderne in der Nachkriegszeit. Die westdeutsche 'Strukturgeschichte' im Spannungsfeld von Modernit tskritik und wissenschaftlicher Innovation 1948~1962」(박사학위 논문), 「헤겔의 현대사 인식과 역사적 전망에 관하여. 프랑스 혁명과 근대 시민사회의 인식에서 나타나는 보편성과 개체성의 대립구조를 중심으로」 등이 있다.
목차
여는 글: 아픈 과거로 떠나는 여행1장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서베트남전 전사자 박순유 중령맹호부대안케패스 전투베트남 민족의 고난과 한국군운명의 장소2장 피해자에서 가해자로이 땅의 냉전역사적 전환점영웅의 탄생고삐 풀린 폭력3장 떠도는 혼령들양민과 베트콩 사이에서 고통의 기억, 기억의 고통 울부짖는 과거 타인의 죽음 앞에서 4장 국가는 내게 무엇인가? 대체 무엇을 위해 싸웠나 훌륭한 국가란 존재하는가 국가의 기억과 몸의 기억 파월용사의 상처받은 육체와 영혼 5장 사과와 용서 가해자의 얼굴 미안해요, 베트남 과연 용서받을 수 있을까 악연을 인연으로 맺는 글: 망자에 대한 의무 감사의 글·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