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듦과 죽음에 대하여
16세기 종교 전쟁의 광풍 속에서도 중용과 관용을 견지하고내면에 귀 기울여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고자 한 사상가 몽테뉴,현명하게 나이 들고 의연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법에 관해 논하다《나이 듦과 죽음에 대하여》는 총 3권 107장으로 구성된 《수상록》에서 나이 듦과 죽음에 대한 성찰이 돋보이는 글들을 발췌하여 묶은, 몽테뉴 철학의 정수를 담은 책이다. 16세기 프랑스를 대표하는 사상가이자 모럴리스트로, ‘어떻게 혼란스러운 세상에 휩쓸리지 않고 자기 자신으로 살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 몽테뉴. 그는 원제 ‘에세Essais’가 프랑스어로 ‘시험’이나 ‘시도’를 의미하듯 《수상록》에서 ‘자기 자신’을 관찰의 대상으로 삼아 사유를 자유롭게 실험했다. 자신이 살아온 시대와 자신을 둘러싼 세계, 종교와 학문, 교육과 형벌, 자연과 문명, 권력과 평등을 논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생활, 애완 고양이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관찰했다. 특히 종교 전쟁과 페스트로 참화가 계속된 시대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을지 모르는 불안을 안고 살았던 만큼 죽음이란 주제에 깊이 파고들었다.이 책의 1, 2부에는 《수상록》 1~3권에서 여러 대목을 발췌하여 실었고, 3부에는 몽테뉴의 글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도록 글 두 꼭지를 온전히 실었다. 1부에서 몽테뉴는 노화라는 현상을 고찰하고 현명하게 나이 드는 법을 이야기하며 자식과의 관계, 무위와 고독의 기쁨, 독서와 글쓰기의 즐거움 등을 논한다. 2부에서는 죽음의 문제에 진지하게 다가가 유한한 삶을 사는 인간으로서 죽음을 어떻게 인식하고 맞이해야 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후회가 없는지 고민하고 성찰한다. 3부에는 몽테뉴 사유의 진수를 보여준다고 평가받는 2권 6장 〈훈련에 대하여〉와 3권 2장 〈후회에 대하여〉를 실었다. 몽테뉴는 〈훈련에 대하여〉에서 자신이 낙마 사고로 죽을 뻔했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일화를 술회하는데, 이 극적인 경험은 몽테뉴의 인생관을 완전히 뒤바꿔놓는다.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예상 외로 고통스럽지 않고 감미롭기까지 한데다 언제 어디서 죽을지 모르니 죽음을 괜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후회에 대하여〉에서 몽테뉴는 세상의 불확실성과 유동성, 이에 대한 우리의 무력함을 이야기하면서 ‘모든 것은 움직이며 만고불변의 진리는 없다’는, 《수상록》을 집필하며 깨달은 지혜를 집약해서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