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고정된 틀을 깨고 달리 보는 역사그 첫걸음은 ‘신문화사’ 이해하기 우리들 대다수는 역사학에 대해 일종의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 바꿔 말하면 역사학은 이런 성격이어야 한다는 정형화된 틀을 이미 갖고 있다는 것인데, 그 틀에 따르면 역사학은 국가나 민족, 혁명이나 전쟁, 노동과 계급투쟁 같은 거대하고 중요한 사건들에 대해 서술하면서 맥락을 잡아주고 미래를 위한 전망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정관념은 중고등학교의 역사 교과서를 통해 주입되었던 것으로, 대단히 많은 사람들이 교과서 외의 역사책을 거의 읽지 않는 상황에서 강화될 수밖에 없었다.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프랑스의 농민 사이에서 널리 퍼져있던 민담을 소재로 농민들의 세계관을 이끌어내거나 18세기 파리의 한 인쇄소에서 벌어졌던 고양이 죽이기 소동을 다룬 것과 같은 책들이 ‘과연 그것이 역사책인가’ 하는 의문을 품게 만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런 의문과 연관되어 발전한 것이 ‘신문화사’이다. 새로운 문화사의 등장은 사학사에 있어서 ‘사건’이다. 따라서 이 책에서는 먼저 20세기 전반부터 역사학의 변화를 간략하게나마 훑어봄으로써 신문화사라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 배경을 살피려 한다. 또한 문화를 통해 본 역사의 방법론과 그 의미를 상세하게 짚어보되, 가능한 한 이해하기가 쉬운 맥락에서 작업을 수행하고자 한다. 즉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사례를 많이 원용하면서 신문화사의 정의를 독자 스스로가 정립해나가는 것을 돕는 게 이 책의 목표이다.
저자소개
서강대학교 사학과에 다니며 서양사에 대한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같은 대학원에 진학하여 역사 이론과 사상사에 관심을 구체화시키면서 「막스 베버의 가치 개념」이라는 제목으로 석사학위 논문을 썼다. 1980년대 초에 미국의 텍사스 주립대학교로 유학을 떠나 1991년 「미슐레의 비코를 위하여」라는 제목의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했다. 잠바티스타 비코의 『새로운 학문』을 프랑스 역사가 쥘 미슐레가 불어로 옮기면서 원전을 왜곡시키긴 했지만, 어쨌든 그 번역 덕분에 비코의 사상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는 주제로 그 전후의 사정을 밝힌 것이다.
1992년 한국교원대학교에 부임하여 2019년 퇴임할 때까지 문화사학회의 회장을 역임하며 주로 문화사와 관련된 저서를 옮기고 집필했다. 옮긴 책에는 피터 게이의 『바이마르 문화』, 로버트 단턴의 『고양이 대학살』, 린 헌트가 쓰거나 엮은 『문화로 본 새로운 역사』, 『포르노그라피의 발명』, 『프랑스 혁명의 가족 로망스』, 로저 샤툭의 『금지된 지식』, 카를로 긴즈부르그의 『마녀와 베난단티의 밤의 전투』, 피터 버크의 『문화사란 무엇인가?』, 로저 에커치의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등이 있다. 쓴 책에는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 『서양 지성과의 만 남』, 『역사에 비친 우리의 초상』, 『내 곁의 세계사』, 『마키아벨리를 위한 변명』 등이 있다.
문화사를 대표하는 역사학자로 알려져 있지만 『문화로 보면 역사가 달라진다』에서 밝혔듯 본질적으로는 비코의 연구자라고 스스로를 정의하고 있다. 비코에 대한 논문을 여러 편 썼지만 이제 이 『새로운 학문』의 번역이 비코 학자로 들어서는 입구라고 여기며 비코를 알리는 글을 계속 쓰고 번역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목차
책을 쓰게 된 동기들어가는 말제1장 신문화사가 걸어온 길1. 정치사에서 사회사로2. 마르크스주의 역사학3. 아날학파4. 사회사를 넘어서제2장 두껍게 읽기1. 세상의 모든 윙크들2. 더 많이 변할수록 더 똑같은 것이다3. 고양이는 죽어야 했다제3장 다르게 읽기1. 고양이가 본 고양이 대학살2. 혁명의 여성사3. 설탕과 대구 그리고 인간제4장 작은 것을 통해 읽기1. 의심의 눈초리2. 치즈와 벌레3. 미시사의 새로운 가능성제5장 깨뜨리기1. 푸코, 화이트, 라카프라2. 포르노그라피가 보여주는 역사3. 무엇을 왜 깨뜨려야 하는가맺는 말_문화로 본 역사의 전망1. 새로운 문화사는 얼마나 새로운 것인가2. 문화로 본 역사의 문제점3. 지금 왜 문화로 역사를 보아야 하는가4. 새로운 문화사는 미래의 역사학이 될 것인가 주더 읽어야 할 자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