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나스의 『존재와 다르게-본질의 저편』 읽기
타자의 얼굴은 그것이 무표정이고 소리 없는 침묵일지라도 우리를 압도합니다. 타자가 무겁게 느껴지더라도, 우리의 감성이 열려 있기에 회피할 수 없습니다. 타자에 직면한다는 것은 그저 동시대인으로서의 동행이나 공존의 의미를 넘어섭니다. 타자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그의 삶과 운명에 대한 책임성을 부여받게 되었고 그의 삶에 엮이게 됨을 고지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마치 사로잡힌 인질처럼 끌려 들어가게 됨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수난으로 자아는 변혁을 겪게 됩니다. 자신의 이기심을 벗어나 윤리적 주체로 거듭나게 됩니다. 레비나스는 이기심을 버리고 타자를 위하는 삶을 사는 윤리적 인간에게 ‘무한의 영광’이라는 타이틀을 부과합니다.